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부트캠프 후기 (CodeStates SEB, KDT 국비지원과정)

 

 

 KDT(K-Digital Training) 국비지원 과정으로 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부트캠프를 수료한지 약 2개월 정도가 지났다. 수료 후 후기를 작성하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던 게으름과 코드스테이츠가 다시 국비지원 과정이 사라짐으로써 이 글을 누가 보려나~ 하는 생각에 미뤄두고 있었는데, 나의 TodoList에 매번 업데이트 되듯 “코드스테이츠 수강 후기 작성하기”가 거의 두 달 째 따라오고 있어 그 모습을 더는 볼 수가 없어 얼른 해치워버리기로 했다.

 

 나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개발 부트캠프를 운영하는 “코드스테이츠”에서 웹 프론트엔드 과정을 학습했다. 사실 부트캠프 4개월 쯤 지나고, 팀 프로젝트에 진입하기 전 “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부트캠프 4개월 수강 후기(팀 프로젝트 전)”를 블로그에 올리고 싶어서 대충 작성은 해두었었는데, 당시 공부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 결국 글을 발행할 수가 없었다. 결국 수료를 하고도 2개월 후, 혹시라도 지금도 코드스테이츠 부트캠프 지원을 고민하며 이전의 나처럼 열심히 서칭을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후기를 써본다. 당시의 나도 실제 수강생들의 후기를 찾아보며, 코드스테이츠의 부트캠프가 과연 괜찮을지 나름대로 판단을 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나의 배경과 프론트엔드 과정 수강 계기

 나는 약 2년 전, 국비로 6개월 가량의 웹 퍼블리싱 과정을 배웠었고, 수료 후 1년 6개월 정도 웹 퍼블리셔로 일을 하다가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 후 프론트엔드로의 전향을 위해 이번에는 국비지원 KDT 과정을 진행하던 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다.

 (6개월 가량의 국비지원 과정을 수료 후에도, KDT 과정에 100% 국비지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2년 전, 웹 퍼블리싱 학원을 알아보러 다닐 때 프론트엔드 과정을 소개해주던 학원도 있었다. 당시에는 모든게 너무 낯설었고, 무작정 개발은 너무 어려운 거 아닌가, 내가 할 수 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있었다. 게다가 당시의 나는 “디자인 + 웹 퍼블리싱”을 배우며 디자인 툴에 대한 조금의 열망이 있었던 시기였다. (아무것도 모르면 오히려 용감하다..) 하지만 학원을 다니며, 디자인 보다는 퍼블리싱을 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고, 결국에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학원을 다니면서도 프론트 개발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갖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JavaScript도 잘 다루지 못하던 나에게 React는 너무나 어려웠고, 학원을 수료한 후에는 마음이 급해져서 우선은 취업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렇게 퍼블리셔로 일을 시작하고, 일이 어느정도 익숙해지며 한 숨 돌렸을 당시 나의 목표는 3년 안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전향하기였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대기업의 프로젝트에 디자이너와 퍼블리셔를 투입시키던 일명 SI 업체였다. 경제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여러 회사들의 예정되어있던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고, 회사도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게 되면서 퇴사를 하게 되었다. 당시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야할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하다가, 위기를 기회로, 이 참에 프론트엔드로 전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어린 나이도 아니었기 때문에 신입 개발자로 취업을 하는데 있어 시간이 자꾸 늦춰진다면 그 또한 부담이 될 것 같았다. 3년 안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전향하기, 이 목표를 이루기에 지금처럼 적합한 시기가 없을 것 같았다.

 

 회사를 퇴사하기 전에는 유튜브나 온라인 강의 등을 보며 여러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 혼자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발이라는 분야는 생소했고, 나에게 맞는 빠른 길을 찾고 싶었다. 학원이 무조건 답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현업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좀 더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내가 공부하는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뒤쳐지는 것을 싫어하는 내게 뛰어난 동료들과 빡빡한 일정은 자연스레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프론트엔드 부트캠프에 입성하게 되었다.

 

 다른 부트캠프도 많은데 코드스테이츠를 선택한 이유

 사실 당시의 나는 소위 “유명한 개발 부트캠프”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부트캠프가 부트캠프지, 어디서 배우든 무조건 열심히 해야 따라갈 것이다, 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다르긴 한데, 어디를 가던지 정말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여튼 당시의 내가 부트캠프를 선택할 때 고려된 부분 아래 네 가지였다.

1. KDT 과정으로 국비지원이 가능한 곳 → 무조건

2. 시작 날짜가 빠른 곳

3. 커리큘럼이 체계적이고, 웹 프론트엔드 개발 위주인 곳

4. 팀 프로젝트가 있는 곳 (찾아본 부캠에는 대부분 팀 플젝이 있었다.)

 

 대부분의 부트캠프가 4~6개월의 과정이었기 때문에 시작날짜가 너무 늦지 않았으면 했고, 당시 코드스테이츠가 내 기준에서 가장 빠른 날에 개강을 했었다.

 코드스테이츠 외에도 당시 KDT 과정으로 오픈되어있던 프론트엔드 개발 부트캠프가 엘리스와 프로그래머스가 있었다. 엘리스는 한 달 정도 뒤에 수업이 시작되었고, 수강 기간이 3달 반 정도에다가 커리큘럼에 Node.js 포함된 백엔드가 포함되어 있어서 선택지에서 뺐다.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 프론트엔드 과정은 두 달 후에 시작되는데다가, 신청과정에서도 테스트가 있어서 혹시나 떨어지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아서 포기를 했다. 나는 최대한 빨리 부트캠프에 입성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기다린다 해도, 미래의 10년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공백의 크기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도 코드스테이츠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사실 시작 날짜가 빨랐기 때문이었다.

 코드스테이츠의 호불호 심한 후기를 찾아보면서도, 이미 마음이 저기서 배워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그리 부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결국은 본인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블로그를 찾아보며 후기를 좋게 쓴 몇몇 분들에게 댓글로 질문도 몇차례 했었는데, 다들 한결같이 본인이 열심히 하면 분명 배우는게 있다는 답을 받았다.

 2년 전, 퍼블리싱 국비과정을 들으면서 강사나 커리큘럼이 이상한게 아니라면 결국은 본인의 노력에 달렸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나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코드스테이츠는 45기를 모집중이었고, 정부 지원을 받는 KDT 프로그램은 7회차였다. 선착순으로 지원을 받는지, 선착순 마감될 수도 있다고 하여 바로 지원을 했고, 합격통보를 받은 후 별 탈 없이 4월 11일 개강을 했다.

 

 팀 프로젝트 전, 4개월 간의 수강 후기 (수업 방식, 학습자료, 커리큘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과정에서는 4개월은 프론트엔드 개발을 위한 기초 지식 등을 학습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머지 2개월동안은 프리 프로젝트와 메인 프로젝트의 2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팀 프로젝트 경험을 가진다.

 한 달에 하나의 섹션을 경험하며 총 4섹션까지 웹 프론트엔드 개발의 기초지식부터 서버 통신 방법, 기본적인 자료구조와 알고리즘과 작은 솔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한다. HTML, CSS, JavaScript, TypeScript, React, Redux, Git, AWS 등을 다루며, 활용법을 배우게 된다.

🔗 프론트엔드 부트캠프 커리큘럼

 

 수업방식은 100% 온라인 수업에 자기주도적 학습이었다. 공유 캘린더에 적힌 일정을 보며 스케쥴에 맞게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100% 온라인이다 보니 디스코드로 매시간 소통을 하고, 알림을 준다해도 아무래도 혼자 공부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오전에 1시간 실시간으로 수업을 하는 라이브세션, 오후 1시간 현업 개발자가 외부강사로 참여해 진행하는 Q&A 시간이 있었고 나머지는 개인 학습 또는 페어와 함께 진행하는 페어 프로그래밍 시간이었다. 페어 프로그래밍은 과제나 알고리즘 문제 등을 함께 푸는 시간으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감으로써 협업과 배움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인것 같으나, 코스 후반부로 갈수록 수강생들간의 이해도의 격차가 커졌고,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수강생이 많은 것을 느꼈다. 함께 문제를 해결해보자! 라는 수강생도 분명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풀어보고 모르는거 물어보는 식으로 할까요? 라고 말하는 수강생도 정말 많았다. 페어 프로그래밍의 시간이 분명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하지만, 단순히 알고리즘 문제 몇 개를 함께 풀거나 기능을 함께 구현하는것 보다는 좀 더 나은 과정과 방법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았다.

 실시간 수업은 줌으로 듣고, 코드스테이츠 전용 학습사이트인 유어클래스에서 매일의 학습을 캘린더의 일정에 맞게 진행한다. 학습자료에는 설명과 퀴즈, 과제 등이 적혀있는데, 강의자료는 영상보다는 텍스트가 훨씬 많았고, 그 부분은 이해를 하는데 어려운 점이 분명 있었다. 학습자료가 불친절하다는 말이 수강생들 사이에서도 많았다. 하지만 개발은 결국 공식문서를 읽을 줄 알고, 구글링을 통한 학습을 할 줄 알아야 하니 텍스트로 된 자료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코드스테이츠 운영진 측에서 말을 했었던 것 같다.

 기초부분을 학습할 때에는 알고 있던 내용이 많아 크게 어려운건 없었는데, 내가 모르는 부분을 학습할 때에는 강의자료가 불친절 하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따로 구글링을 해서 알아봐야 하는 부분도 있었고, 그냥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다. 실습이 포함된 강의에서는 특히 그랬는데, 오히려 네트워크 등의 이론 강의에서는 설명이 잘 되어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모르는 내용은 강의자료가 상세하더라도 어렵게 느껴지고, 아는 내용은 강의자료가 부실해도 쉬워보인다. 아는만큼 보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학습을 하러 온 학원이나 부트캠프에서는 학습자의 이해를 위한 강의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르는 것도 보이게 되는 눈을 만들어주도록 해야하는 거 아닐까? 수강생 입장에서 다른 유료 강의를 들으며 그 파트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그 유료 강의의 역할을 학원측에서 제공해주는게… (코드스테이츠를 비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코드스테이츠에 대한 나의 경험 자체는 긍정적임을 말하고 싶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하나 더 있다면, 알고리즘 문제 풀이나 코딩 테스트에 대한 대비는 미약했다는 점이다. 코드스테이츠 자체 문제풀이 시스템인 코플릿에서 제공된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데(프로그래머스처럼), 나는 이 부분에 너무너무 약해서 어느 순간부터 손을 놓아버렸다. 섹션 3,4에서 제공된 문제들은 예제코드를 봐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알고리즘 문제는 많이 풀어봐야 잘 할수 있다던데, 이 난이도로는 푸는 것 자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이 부분까지 커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지만 해설 영상이라도 제공해주었다면 차근차근 이해해 볼 수 있었을텐데. 지금도 나에게 코딩테스트는 난제로 남아있다…

 

 개인적으로 코드스테이츠의 프론트엔드 부트캠프 커리큘럼은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개발을 배우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진도가 정말 빠르고, 배울 건 넘쳐난다. (실질적으로 기술과 이론을 배우는 시간은 4개월이었으니 더더욱) 부트캠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프론트엔드 개발이라 함은 React를 배우는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웹 개발에 대한 전반적이고 꼭 필요한 부분들을 학습하게 된다. React는 그 중 일부였기 때문에 리액트를 다루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았고, Redux도 3일, TypeScript도 3일이 끝이었다. 그만큼 시간이 부족하고, 알아야 할 것들은 많았다. 결국은 개인적으로 얼마나 시간을 더 들여 공부를 하느냐가 중요했고, 시간을 더 들여서 따라가지 않으면 결국은 진도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처음 온라인으로 수업에 들어갔을 때, 수강생이 정말 많았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200명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수료할 즈음에는 110명 정도 되었다. 함께 페어 프로그래밍으로 만난 인연들 중 절반은 중도 하차를 했다.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전에, 본인이 팀에 민폐가 될 것 같다며 하차한 분도 있었다. 만약 내가 퍼블리싱을 경험하지 않고, 이 부트캠프에 들어왔다면 어땠을까. 나도 아마 하차를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성격상 끝까지 물고 늘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프로젝트 후 6개월 간의 프론트엔드 부트캠프 수강 후기

 부트캠프가 끝난지 2달 정도 지났다.

 약 두 달간 진행된 두번의 팀 프로젝트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첫 프리 프로젝트는 메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팀 프로젝트 경험을 위한 클론코딩 프로젝트였다. 개발자 커뮤니티인 Stack Overflow를 클론코딩하는 프로젝트로 코드스테이츠에서 같은 기간 수강을 하던 백엔드 수강생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팀원 매칭은 랜덤이었고, 프리 프로젝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팀 프로젝트를 위한 전반적인 경험을 했던 것 같다. 기능 구현을 목표만큼 다 하지는 못했지만, 이 경험을 발판으로 메인 프로젝트에 진입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메인 프로젝트는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팀원들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함께 하고 싶은 팀원을 미리 구성할 수 있었고, 현업에서 활동하는 외부 개발자들의 멘토링 프로그램도 이루어졌다. 메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클론코딩을 했던 프리 프로젝트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정말 많은 부분을 배웠다. 기획부터 시작하는 개발 팀 프로젝트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이 헤매기도 했고, 팀원들 간의 의견 충돌도 있었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협업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지난 섹션에서 아주 잠깐 배웠던 Redux와 TypeScript를 프로젝트에 적용해보며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한 성장도 분명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선할 점이 많겠지만, 의도한 기능이 구현되는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 볼 기회가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메인 프로젝트까지 끝난 후 2개월이 훌쩍 지난 지금, 그 코드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다…)

🔗 메인 프로젝트 회고글

 

 아! 딱히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취업을 위한 부트캠프 수강 후기를 쓰는 중이니까 취업 관련 이야기도 해볼까.

 코드스테이츠 부트캠프에서는 마지막 코스로 메인 프로젝트가 끝난 후 수료 전까지 약 1주일 동안은 커리어 섹션이라고 취업을 위한 이력서 작성법과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면접 특강 등이 진행된다. 굳이 언급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는 이 시간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수강생들을 하나하나 케어하기 힘든 만큼 섹션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제공해주셔서 이 부분은 좋았던 것 같다.

🔗 커리어섹션 후기

 취업연계는 딱히 없는 듯 했는데, 가끔 문자로 보내주던 채용공고를 받은 적 있다. 음… 학원과 컨택을 많이 했다면 뭔가 있었으려나…? 학원과 적극적으로 컨택하지는 않았기 때문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여튼 그렇게 4개월의 학습과 2개월 간의 팀 프로젝트로 취업 준비를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나는 아직도 취준생이다. 수업 마지막 즈음에 추석을 보내기 위해 본가로 내려가 약 한 달 정도를 보내고 보니, 취업이 아득히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본격적으로 이력서를 내며, 취업준비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지난 시간동안 (공부를 하는 그 기간마저) 난 항상 취업준비중이 아니었던가..!

 패기있게 개발자로 전향을 해보자며 부트캠프에 들어갔는데, 막상 수료를 하고 나니 얼어붙은 개발자 채용 시장에서 똑똑하고, 어리고, 열정이 넘치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평소 나이에 대해 무감각하면서도, 나이가 많을수록 마이너스가 되는 한국 사회를 부정할 수 없다.

 

 6개월간 부트캠프에서 공부를 하며, 이전에는 자신이 없었던 React 개발에 자신감이 어느정도 붙었다. JavaScript를 더 알고 싶은 궁금증이 생겼고, 더 잘 사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UI 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개선시키기 위한 개발에도 관심이 생겼다. 백엔드는 생각도 안해본 내가 간단하게나마 백엔드 개발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프론트엔드 개발이 단지 사용자가 보는 화면만을 다루는 일이 아니라 서버와의 통신, UX의 개선, 브라우저와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 등이 종합적으로 구성되어 더 나은 코드와 더 나은 웹 환경을 만드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공부를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었고, 웹 페이지를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싶은 것들이 생겨났고,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의 미래도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했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너무너무 많지만 그 마저도 기대가 되었다. 목표 없이 사는 것보다 훨씬 흥미로운 일이 아닌가! (물론 가끔은, 아니 어쩌면 생각보다 자주 머리가 지끈해지기는 하지만.) 퍼블리싱을 배운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퍼블리셔로 일한 경력도 많지 않았지만 그 시점에 프론트 개발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고싶다고 생각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을 실행한 것, 23년에 가장 잘 했던 일이었고 의미있었던 일이었다.

 

 그래서 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부트캠프는 어때?

 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부트캠프에 대한 전체적인 나의 의견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경험 자체는 긍정적이다. 경험과 의견은 주관적이다. 누군가는 불만을 토로하며 이 교육기관을 부정적으로 보던 사람도 있을테고, 누군가는 너무 많은 것을 배웠고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코드스테이츠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언급하며 한 말에 여전히 동의한다. 어느 부트캠프에서 공부를 하든 본인이 하기 나름인 것이다.

 하지만 조금 달라진 생각도 있다. 나는 사실 유명 부트캠프에 대해 잘 몰랐다. 부트캠프가 뭐 다 비슷하지, 무조건 열심히 해야 살아남는거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일부 인지도 있는 부트캠프들은 취업을 하는 것 만큼 들어가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몇일 전 원티드 프리온보딩 강의를 들으면서도 부트캠프 외부강사로 몇차례 활동하셨다던 멘토님이 우아한테크코스, 우아한테크캠프, 프로그래머스, 네이버 부스트캠프 등의 개발 부트캠프 정도는 추천한다던 말씀을 하셨다. 인지도가 높고, 테스트를 치뤄 선발하는 부트캠프를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경쟁률이 높다면 그만큼의 퀄리티는 보장되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이러나 저러나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중요한 건 나의 마음가짐이다. 정해진 수업만 학습하고, 정해진 과제만 따라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 외의 시간들도 굉장히 많이 할애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겨우 수료를 해도 끝이 아니다. 끝도 없는 공부가 계속될걸 알면서도, 웹 개발을 배우는 것이 즐겁다. 내가 원하는 대로, 누군가 원하는 대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흥미롭다. 요즘 취업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 즐거움을 조금씩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글을 쓰며 다시 떠올려본다.

 

 그래서 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부트캠프는 어떻냐고? 😊

 이 글은 나의 경험을 기록하기 위해 쓰는 글이지만, 만약 누군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며 열심히 검색을 하다 정말 우연히 이 글을 발견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부트캠프를 통해 개발을 배울 생각을 하는 중이라면, 이 과정을 추천한다고. 이유는 앞서 다 언급했으니 생략!

 조금 다른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 개발을 배우고, 어떤 부트캠프를 선택하든,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다. 이것 저것 저울질하며 시간을 보내기 전에 결정을 하고, 결정에 대한 집중을 한다면 선택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을 하며 두 달을 보내기 전에 결정을 하고 글을 썼더라면, 이미 두 달 전부터 인터넷 어딘가에 떠돌며 누군가에게 조그마한 도움을 줬을지도 모르는 것처럼. (그런데 과연 이렇게 긴 글을 여기까지 읽는 사람이 있을까?)